딸아이의 수능이 100일 남은 날이었습니다. 아이는 밤새 공부하고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어요. 저는 매일 아침 6시부터 아이 방문을 두드렸고, 아이는 짜증을 냈고, 우리는 등교 전에 항상 싸웠습니다. 3년이나 된 패턴이었어요.
문제는 제가 깨우는 방식에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엄마가 깨우면 아이는 자동으로 방어적이 됐습니다. "엄마 목소리만 들어도 잠이 깨는데 동시에 짜증도 난다"는 말을 나중에 아이에게서 들었어요. 수면 전문가들은 이를 조건 반사라고 설명합니다. 특정 사람의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불쾌한 기상 경험과 연결되면, 그 목소리 자체가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수능 D-100, 저는 무언가 바꿔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우리 모녀의 아침 전쟁이 아이의 공부 의욕과 컨디션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방법을 몰랐어요. 그때 인터넷에서 모닝콜 서비스를 발견했습니다.
처음 일주일, 아이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모링을 받아도 그냥 끊고 다시 자더라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하지만 2주차가 되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아이가 직접 말하기 전까지 저는 몰랐는데, "엄마처럼 잔소리하는 느낌이 아니고 그냥 편하게 얘기해줘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낯선 사람의 목소리라 오히려 조건 반사가 없었던 것이에요.
한 달이 지나자 아이는 모링 전에 스스로 일어나는 날이 생겼습니다. 놀라운 것은 아침 분위기였어요. 제가 깨우지 않으니 싸울 이유가 없었습니다. 아이는 더 이상 짜증 난 얼굴로 밥을 먹지 않았고, 저도 미안함이나 죄책감 없이 아침을 준비할 수 있었어요.
수능은 끝났습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더 감사한 것은 점수가 아닙니다. 수능이 끝나고도 아이가 모링을 계속 쓰고 싶다고 했어요. "엄마, 나 이거 없으면 못 일어날 것 같아"가 아니라, "아침에 이렇게 일어나는 게 좋아졌어"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이 저는 가장 좋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저도 바뀌었습니다. 아이를 깨워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니, 저도 아침에 여유가 생겼어요. 지금은 아이와 밥을 먹으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모링 하나가 수험생 자녀와 가족 전체의 아침을 바꿨습니다. 작은 변화가 이렇게 큰 파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저는 그해 가을에 처음 알았습니다.